2010년 7월 31일 토요일

[도서] 스티브잡스이야기


지금 우리는 어느 면에서는 ‘스티브 잡스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에 대한 평가는 열정으로 가득한 정력때문인지 호불호가 뚜렷이 나뉘고 있지만, 시대를 앞서가는 예측불허의 직관적인 상상력, 그리고 결정한 일을 밀어 붙이는 추진력과 대담성, 긍정의 에너지에 대해서는 부인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날마다 회사에 가면, 애플이든 픽사든 나는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들과 일합니다. 그것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멋진 일입니다.”(230쪽)

과잉활동성향(hyperkinetic, 30쪽)이라고 까지 평가되는 일에 대한 그의 지나치기까지 한 열정은 “스피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69쪽)에 대한 그의 고민의 흔적이라든가 잠시도 정체하지 않은 삶의 역정들을 돌이켜 보면 그것이 아무리 강박증으로까지 폄하된다 하더라도 바로 가장 본질적인 사랑의 모습을 닮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일은 여러분의 인생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진정한 만족을 누리려면 당신이 가치있다고 믿는 일을 해야 하죠. 그리고 가치있는 일을 하는 유일한 방법은 스스로 하는 일을 사랑하는 겁니다.”(297쪽)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반드시 해야 할 일들을 놓치 않았던 그의 중독된 삶은 마치 죽음을 앞둔 시한부인생 못지 않은 간절함으로 살았지만, 주변의 사람들이 온전히 그 삶을 이해하기에는 적지 않은 온도차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삶(시간)은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인생을 낭비하지 마세요. 도그마, 즉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얽메이지 마세요.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분의 마음과 직관을 따르는 용기를 가지는 것입니다. 이미 마음과 직관은 여러분이 무엇을 진짜로 원하는지 알고 있습니다.”(268쪽)

그의 행적과 언행들을 온전히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더라도, 그의 일과 그의 창조물들에 대한 자세는 단순히 하나의 기계로만 치부하는 산업적 생산물에 머물게 하지 않고, 같은 우주 속에 존재하는 하나의 생명체처럼 상상력으로 영혼을 불어넣는 작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저는 스물 셋이란 나이에 백만장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스물 넷에는 억만장자가 되었죠. 하지만 스물 다섯이 되었을 때에는 그런 것들이 전혀 중요하지 않더군요. 저는 돈을 위해서 일한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230쪽)

췌장암의 선고를 받고, 다시 새로운 삶의 기회를 얻게 됨으로써 다시 자신의 삶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갖게 된 그는, 지금도 이 우주에 어떤 영향력있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으며, 자신의 경험(사용자경험, 콘텐츠)을 나누는 일에 골몰하고 있다는 사실에 경의를 표한다.

“아무도 죽음을 원하지 않습니다. 누구도 죽음에서 자유롭지 못하죠. 죽음은 삶이 고안해 낸 가장 훌륭한 발명품일지도 모릅니다.”(267쪽)

그리고 그의 삶을 여전히 관통하면서 흐르고 있는 일관된 철학과 실천들이 현재의 순간들을 연결하여 하나의 문화가 되고 있음을 분명히 목도하고 있다. 이 ‘스티브잡스의 시대’에 온전히 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가 끊임없이 강조하는 바와 같이 쉼없이 갈망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또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에게 꼭 필요한 덕목일 것이며, 현재는 어떤 방식으로든 미래와 연결되어 있을 것이므로 잠시도 머무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Stay Hungry. Stay Foolish"(30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