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痕跡)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남겨진 흔적은 없는지 뒤돌아보니,
아직 채 가시지 않은 봄 볕 한자락이
발걸음에 걸린 미련을 흔들고 있어
그제서야 당신이 나의 어제였고 오늘이고
기대하며 설레었던 내일이었음을 알겠네
빚처럼 무거운 마음으로 발길을 돌리려는데
어느새 내 등 뒤의 그림자로 새겨져
처음부터 이별할 수 없는 인연임을 알겠네
족적(足跡)은 햇살같이 더욱 선명한데
한치 앞도 가누기 힘든 검은 새벽,
이슬처럼 맺힌 바람들의
투명한 방향은
어디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