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6일 목요일

[전시] 2004 CULTURE ART FAIR CAF展 - 윤경림(dude)展(시간과 공간)


시간은 어느덧 한겨울을 벗고, 봄의 가벼움으로 넘치며 공간은 일상의 여유로움과 갈증들로 붐비는 코엑스몰, 주말이어선지 유난히 분주하다.


작가의 이 날 전시작품의 컨셉은 창(窓)이다.

창문을 통해서 시간과 공간의 소통을 표현해 보고자 한 듯하다.

열려진 창과 닫힌 창, 아니 깨뜨리지 않고서는 열 수 없는 창들..

그 밖으로 무심히 시간은 흐르고 있고, 여전히 건너 편은 눈부시다.


“내 삶이 아닌 것들은 얼마나 누부시냐”


세상은 닫힌 곳과 열린 곳으로 존재하며, 창을 열면 곧바로 하나의 시간과 공간을 공유할 수 있음에도 그런 시도조차 해보지도 않고, 각자는 남의 것만을 관찰하는데 늘 분주하다.


창 밖에는 눈부신 꽃들 위로 나비 한 마리가 선명한 눈빛으로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관심의 시작이 존재의 의미를 확인하는 증거들이고 소통의 고리들이다.


어린 시절의 기억을 소재로 이미 희미해져간 시간들이 다시 희망으로 선연히 부활하며(박인관,이미지-기억여행 2003-1), 공생(共生)을 갈망하며 몸부림치는 몸짓들(최재자-자연과 함께), 꽃이 피고 지는 것처럼, 풍요도 순간일 수 밖에 없는 덧없음일 뿐(이보리-풍요), 부존재(虛)와 존재(實)를 함께 둠으로써 존재보다도 때로는 부존재가 더 선명한 그리움일 수도 있는, 비어있는 공간의 꽉찬 느낌들(박윤서-허실), 빼곡한 정성으로 숨막히는 시간을 그린 평면에 불과한 공간들(어느작가), 강함과 열정으로 분노를 표현한 듯한 일몰과 정적(어느작가),


열린 창을 닫을 시간은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를 제약하는 것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아직 문의 고리를 쥐고 있는 것은 각자의 의지라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