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9일 일요일

[연극] 라이어 - “진실 혹은 거짓”




“진실 혹은 거짓”



누구든 살아가면서 수많은 갈등 속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인디언 언어로 “내면의 갈등”은 “내안의 두 마리의 개를 키우는 것”으로 표현한다고 한다.

결국 “나”라는 자아는 내가 먹이를 많이 준 살찐 개가 겉으로 나로서 나타나는 것이다.


연극 “라이어”는 그러한 “내면의 갈등”을 도덕적 규범의 무거움을 소재로

아주 가벼우면서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다.


연출자와 배우들의 능력이 관객과의 소통에 호흡을 잘 맞춘 결과가

3000회를 넘는 장기공연의 숨은 비결일 것이다.


또 어쩌면 그러한 거짓을 진실처럼, 아니면 진실을 거짓처럼 날려버리고 싶은

많은 공감대가 녹아있는 까닭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모든 진실은 세가지 단계를 거친다고 했다.


처음에는 조롱을 당하다가 그 다음에는 격렬한 저항을 받으면서

마지막에 가서야 명백한 사실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진실은 늘 외롭고 지루한 인내의 시간을 요하는 버거움인 것인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생각해보면 진실과는 반대로 거짓은 순간으로 다가오는 찰나적 안락이다.

그러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스스로의 목을 조이는 구속이 되었다가

결국은 감당할 수 없는 파탄의 지경에 내몰리는 것은 아닌가 싶다.


“라이어”는 그러한 거짓의 편안함이 결국 파탄에 이르는 과정을 그리다가

그러한 거짓이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서야 비로소 진실처럼 현실이 되어있는 사실을 깨닫고

어쩔수 없이 그러한 거짓을 받아들이게 되는 메시지를 무거움 속에서 아주 가볍게 전하고 있다.


“진실 혹은 거짓”,


언제나 그 두가지의 갈등 속에서

여전히 나는 존재하고 고민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늘 두 마리의 개가 내 속에서 으르렁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