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본질 대한 의견들은 세상 사람들의 숫자만큼이나 복잡하고 다양한 것일 것이다. 그 중의 하나로 여기서 말하는 사랑은 정말 잔인하면서도 강하고, 슬프면서도 기쁜, 그런 모습인 것 같다.
사랑은 기다림, 희망없는 아니 기다린다는 의식조차 없는 그런 기다림이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최현민교수의 기다림, 엄마 장유진의 기다림, 그리고 딸 김채희의 기다림..
이들은 한순간 만남으로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듯 싶더니, 또다시 끝없는 사랑의 기다림 속으로 빠져든다. 기다린 자가 남고 남은 자가 기다리는, 밤이 새벽을 기다리고 이젠 새벽이 밤을 기다리는 영혼의 영원에로의 순환,
이들의 사랑은 끝나지 않고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확실히 어떤 위로보다도 더 강한 연대를 느끼게 하는 좋은 정신적 동지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것이 사랑이든, 아니면 우정이든 아니면 맹목적 집착, 강박증 등 그 밖의 어떤 모습으로 그려지는 것이든 서로의 가슴에 영원히 빛나는 별자리가 되어서 남아 있다면, 맹목적 집착,강박증 등도 어쩌면 사랑의 또다른 모습인지도 모를 일이다.
여자의 사랑은 강하지만 엄마의 사랑은 더욱 강하다. 그것이 바로 사랑이상의 사랑이며 더 깊은 사랑이고, 어찌보면 대답없는 영원한 기다림일지도 모른다.
누구를 사랑한다는 것이 그리움을 낳고, 누구를 그리워한다는 것이 고통을 낳으며, 그 고통이 진정 기쁜 슬픔이 되기까지에는 많은 시간과 댓가가 필요할 것이다.
사랑과 희생과 인내로 아무런 희망없이, 기다린다는 의식조차 없이 누구를 기다린다는 것은 바로 그들의 사랑이 생존 그 자체로 영원하기 때문이리라.
어머니의 연인에 대한 사랑, 어머니의 딸에 대한 사랑, 또 딸의 그 어머니에 대한 사랑
서로의 가슴에 화석이 되어 오래도록 빛나는 그리운 님의 별자리처럼 북극성을 맴도는 차가운 카시오페아의 슬픈 그림자, 그 아래 맴도는 그녀의 공주 안드로메다..
사랑하였으므로 진정 행복하였노라며 미소를 머금은 채 그들은 안녕을 말하지 않는다. 끝없는 그리움이 있을 뿐이다. 현실의 기다림 속에 그대로의 영원한 사랑이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