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6일 목요일

[영화] 라스트사무라이




현재의 권력인 미국과 일본의 포장된 모습을 빼고,

순수한 예술로서의 작가의 의도를 좋게 해석하자면 역시


"정신"의 위대함이다.


그러한 "정신"조차 상품으로 잘 포장되어 정돈된 모습으로 진열할 때

또 시장을 장악하고 의식을 지배하게 되는 것은 어쩌면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게 없는, 힘의 논리가 세상을 지배하는 자연스런 현상일 것이다.


그러나 사람이 진정으로 그리워하는 것들은 과연 무엇일까.


보다 많은 재산과, 보다 높은 명예와, 보다 편리한 삶을 추구한 끝에 도달하게 되는 그 궁극의 점에서 과연 얼마만큼의 인간이 그나마 만족한 삶이었다며 스스로를 납득시킬 수 있을까.


우리들에게는 민족혼(魂)이 있고, 일본에게는 사무라이정신이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은 지금 온전히 존재하지는 않는다.

깨어지고 넘어지며 상처받아 그나마 지금은 희미하게 퇴색되어버린 것들이다.

그만큼 멀리 사라져버렸기에 그 그리움으로 이 어려운 감동을 하는지도 모른다.

적어도 그 감동만큼은 비록 짧은 순간일지언정 진실에 가까운 것이리라.

"삶"과 "죽음"만큼 인간이 애착을 갖고, 두려워하는 현상은 없으리라.


그러한 마지막 선택의 순간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일관되게 움직일 수 있는 그들의 정신, 그것도 본질은 감히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들 자신의 삶의 방식과 사상을 절실히 사랑했기에 그들은 그들의 신념 앞에 삶을 포기하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 것이다.


그들이라고 왜 작은 행복 속에 안주하고 싶은 욕망이 없겠는가.

하지만 그것은 안주(安住)가 아니라, 더 큰 치욕임을 미리 안 것이다.

그만큼 그들은 그들의 사랑에 철저했다.


"옛 것과 새 것이 이 칼 한자루로 하나가 되리라"는 그 말만을 남기고 죽음 속으로 주저없이 뛰어드는, 결코 타협하지 않는 그들의 솔직한 용기가 바로 ‘본질에로의 귀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