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꿈
비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빈 낚싯대를 걷어내시고
바닷가 갯바위대신 철길 옆 포장마차에서
어느 외로움이 먹다 남은 잔 술을 시키신 뒤
고추장범벅으로 발버둥치는 꼼장어 토막을 바라보시다
들었던 잔을 다시 내려놓으시고 빈 낚시바늘을
바다로 내던지시며 밀려오는 파도로 잔을 채우시는
아버지
끼룩끼룩 갈매기떼, 바둥대는 그 날개짓으로
깊은 한 숨을 한줌에 버무리시며
꼼지락 꼼지락 시름을 안주삼아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시고 뒤척이시는
아버지의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