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산책
2010년 4월 4일 일요일
[습작] 나는
나는
이제 안다
얼음이 녹아야 싹이 움틀 수 있음을
나는 안다
싹이 올라 서야 꽃도 화려하다는 것을
이제 안다
떨어진 꽃이 거름이 되어 열매가 맺는다는 것을
나는 안다
그 수확으로 주린 배를 채우면서 또 죽어간다는 것을
이제 안다
올 겨울을 넘겨서야 겨우 한 숨을 덜어내고 있음을
이 봄 물오른 가지 끝에서 비로소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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