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보다 꼿꼿한 줄기가 굳어 보여
나는 너를 나무라 불렀는데
나무가 아니라네 풀잎이라네
다가서면 놀란 몸짓으로 짓누르는대로 굽어지던 가슴,
그 속을 보질 못해, 나는 너를 나무라 불렀는데
나무가 아니라네 풀잎이라네
일생에 단 한번도 목놓아 소리내지 못한 가슴,
검은 밤마다 숨죽인 그리움들, 한순간 죽어가며 꽃피우는
그런 정절이었네
살아있는 동안 보이지 않던 가슴,
죽어서 부러진 꽃잎 진 자리에서
너의 텅 빈 영혼을 보았네
풀잎이라는데, 너는 나무보다 질긴
그런 생명(生命)이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