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산책
2010년 4월 4일 일요일
[습작] 대합실
대합실
오늘의 출발을 내일로 미룰 수 없는
길 떠나는 사람들에게는 정해진 시간표가 있다
메마른 침을 삼키도록 숨가쁜 공허를 달래주는
대합실 가판대의 큼직큼직한 신문머리는
환희와 통곡으로 빼곡하게 넘치는
현장의 호흡들을 쉼없이 중계하고
길 떠나는 자의 가슴 속에 새긴 치열한 맹세는
설레는 내일을 기약하며 대기 중인데
출발을 알리는 안내방송은 기적소리도 없이
대합실 구석에 과거를 버려둔 채
서둘러 앞으로만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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